김선윤 해오름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서울DPI의 주최로 지난 22일 오후 2시 서울여성프라자에서 열린 ‘장애여성 역량강화 네트워크 사업 보고대회’에 참석해 장애인 동료상담에 대해 이와 같이 정의했다.
김 소장은 “지금까지 장애인들은 비장애인과 비슷해지려는 노력을 해왔으나 장애가 노력에 의해 치료나 개선되는 것보단 오히려 몸에 무리를 줘 2차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었으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자신들의 생각을 반성하거나 바꾸려고 하지 않았다”며 “이러한 가운데 장애인들은 서로 정보를 교환하며 스스로를 지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동료상담 프로그램은 자신을 바라보는 시간이자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내고 자기 신뢰를 되찾아가는 과정을 전문가가 아닌 같은 처지에 있는 동료 장애인이 지원하는 것이며, 장애인의 자신감을 회복시켜주고 자립생활로 향하게 하는 도구라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동료상담과 다른 상담의 가장 큰 차이는 ‘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의 설명에 따르면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일반적인 상담에서의 상담자와 내담자의 관계는 ‘당신의 문제는 무엇이고 해결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한다’고 지시를 하는 상하관계로 절대적인 복종자와 지도자 관계이다.
반면 동료상담에서 상담자와 내담자의 관계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얘기를 주고받으며 자신의 문제는 자신이 제일 잘 알 수 있다는 전제 하에 문제를 스스로 찾게 지원하고 문제해결 능력이 본인에게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하는 대등한 관계이다.
“동료상담은 자신이 인생을 이끌어 가는 주체이자 인생을 어떻게 살고 싶은지 선택하는 것이란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며 이러한 관계를 통해 장애인이기에 어쩔 수 없다고 단념해 온 무력감을 극복하고 주체적으로 살아가려는 의지를 가지게 한다.”
김 소장은 이어 “동료상담 과정은 자신의 감정을 마음껏 느껴보자는 의미로 지금까지 억눌려왔던 감정의 문을 열고, 자기 자신의 기분을 느끼고 감정을 해방시킬 수 있는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장에서 동료상담이 큰 효과를 발휘하려면 먼저 장애인의 특수성을 이해해야한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장애인 스스로가 열등하다는 편견으로 당당하지 못하고 자신감이 없는 경우가 많으며, 동료상담 시 자기표현이 서툴고 하고 싶은 말이 있음에도 말하지 못하는 장애인이 많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김 소장은 언어장애가 아주 심해 다른 사람들과 글로만 대화하려는 장애인에게 동료상담 시 다른 참가자들이 시간을 더 주고 잘 들어주고 말로 해보게 한 결과, 적극적으로 말로 대화하려는 변화를 보였던 사례를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김 소장은 “동료상담을 통해 자신의 장애를 수용하고 자신을 신뢰해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게 해야 하고 이를 위해 동료상담을 많이 보급해야 한다”며 “멘토링은 동료상담과 같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보를 제공해 주고 지지해주는 등 비슷한 것이 많은 만큼 앞으로 멘토링과 동료상담은 계속 발전시켜 나가야 할 생활문화”라고 강조했다.
맹혜령 기자 (behind81@ablenews.co.kr)